한옥 홈스타일링 #3(소파와 소파테이블)



한옥홈스타일링 시리즈로 글을 쓰고있긴한데,
문득 인테리어와 홈스타일링의 경계선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존 '한옥주택 인테리어' 시리즈를
'한옥주택 인테리어 공사'로 수정했다.

외부전문가의 도움을 빌려서 설비비용이 발생한
경우를 '인테리어'로 지칭하고
그 이외에 우리가 직접 구매해서 설치한 것은
'홈스타일링'으로 분류했다.

최근 블로그 글이 좀 뜸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사랑채에 앉아서
앞집 기와지붕 넘어로 인왕선 경치를 보고있자면,
정말정말정말 아무 생각이 없어지는
시간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집과 공간이 주는 기운(energy)이 우리삶에
이토록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나태해진 것도 있지만,

별 영양가도 없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 담긴 
이 '가구 구매기'들을 굳이 블로그에 남기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그 오랜 고민의 시간들을
기록하지 않는 것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글쓰기를 미루게 되었다.

얼른 이 지독히도 사적이고
남들에게 썩 도움이 되지도않는
가구 이야기를 정리하고,
북촌살이의 생경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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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파이야기로 돌아가서,
(검증되지않은)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30평내외 도심한옥의
좁은 간(*한옥의 길이와 면적을 지칭하는 단위, 
4개의 기둥 사이의 공간을 의미)을
고려할때,

아파트의 넓은 거실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사이즈의 소파는
한옥의 공간감을 후퇴시킨다고 생각한다.

기껏해야 좌우길이가 8~9자 정도 되는 좁은공간에
width1600 depth800 짜리 3인 소파를 배치하면
답답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일본의 좁은 주거공간을 반영한 가구들,
특히 작년에 교토에 갔을때
저가브랜드인 'unico'에서 보았던
앞뒤 폭이 좁으면서도 원목과 패브릭을
잘 조화한 슬림사이즈의 소파. 혹은,

이제 국내에서도 조금씩 보이는
데이베드(daybed)를 한옥의 메인소파로
사용한다면 훌륭한 대안이 될수 있겠다 생각했다.

선유재에서는 소파가 본채가 아닌,
상대적으로 공간여유가 있는 사랑채에 설치될 예정이라
그나마 선택지가 넓은 상황이었다.

예전에 '좌식주거환경인 한옥에서 소파의 의미'에
대하여 글을 쓴적이 있다.

아무리 한옥이라도 (최소화한 형태라할지라도)
소파는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가구이며,
우리도 그만큼 오랫동안 많은 제품들을
비교하고 고민했다.





한옥 부재들과의 조화를 위해
밝은컬러의 패브릭제품 위주로 비교하였고,

 



요즘 핫한 잭슨카멜레온의 클레이소파나
Dan svarth sofa 처럼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공간활용도가 높으면서도
오랫동안 질리지 않을것 같았다.


알고보니 유럽 디자이너 제품과 유사(?)했던
'브x드인제주'의 커스텀제작 소파도
제작사로부터 견적까지 받아볼정도로
사정거리안에 들어왔지만
좌식소파의 불편함을 감수할 용기가 나지않아
결국 포기했다.



(벨기에 Hiji studio의 데이베드)


와이프를 보기좋게 취향저격했던
Yonoh의 Flora sofa도 운좋게 
연남동 편집샵에서 실물을 볼수있었는데,

2개 이상 조합시 사진의 비대칭적인
아름다음이 반감되는 듯하여
고려대상에서 결국 제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사진에서의
조합은 너무나 훌륭하다)
Ole Wanscher의 OW150 Daybed.
마력의 쿠션이라던데
이미지 트레이닝만 잔뜩하고
역시 제외했다.

결국
클레이소파처럼 직선이 강조된
국내 중소업체의 패브릭소파를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발견하였고,

안산의 쇼룸에서 실물을 확인한 뒤,
바로 제작주문하였다.(기능성패브릭옵션 추가)


다음은 소파테이블.



수십개의 경쟁제품을 물리치고
우리 부부에게 낙점된 Nimbus Coffee Table.

얇은 스틸프레임과 원목 나이테를 부각시킨 
원초적이면서도 모던한 디자인.
선유재 사랑채와 찰떡이라고 생각했다.

(런던 편집샵에서 직접 촬영해서 보내준 재고 사진)

런던의 편집샵에 재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메일로 문의한 결과,
제품 가격(할인후 약 60만원)에 버금가는
배송비(50만원)을 책정해주셨다.

디자인 특성상 배대지에 맡기기도 좀 불안했는데,
저 제품 직후에 신박한(?) 작품을 발견하고
결국 선택에서 밀려났다.




소반(나주반).

소파테이블로 왠 소반? 하겠지만,
사랑채가 모던한 인테리어에
천장은 서까래가 드러나있어,

소파테이블 정도는 한옥의 모티브를
차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소반은 애초에 일상생활에
편하게 사용했었던 전통가구이니
작품이 아니라 생활가구로 사용하는 것"
이라는 작가님의 소탈한 철학에
더욱 확신이 생겼다.



직접 얼굴을 뵙고 인도받기로 했지만,
방송촬영때문에 급하게 택배로 받은
대구 대림목공예의 커스텀오더 나주반.



주문후 2달 가량 일정을 조율하지못해
수령하지 못하고 있던 소반이,
한상민 작가님의 어마어마한 완충재 포장과 함께
거대한 크기의 택배로 하루만에 도착하였고,

다행히 방송전 무사히 도착하여
사랑채 인테리어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모던한 패브릭소파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나주반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훌륭한 조합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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