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주택 이사 프로젝트 #18(Feat. 내가 생각하는 은평한옥마을)

벼르고 별렸던 은평한옥마을을 드디어 다녀왔다.

'타카질한 한옥', '수입목으로 도배한 한옥'이라는

혹평이 횡행하는 동네라 

솔직히 발걸음이 잘 띄어지지 않았다.
(한옥전문가 김종남선생님의 
은평한옥 비평 포스팅1
포스팅2)

오늘은 날씨도 좋고 운동삼아 큰맘 먹고 버스를 탔다.

(너무 멀어서 버스에서 멀미하는줄) 

간판에 '옥'자가 떨어져서

한옥이웃들끼리 진정한 한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가장먼저 우리는 반겨주는 투썸플레이스

그리고 편의점.

솔직히 은평한옥마을의 첫인상은

한옥집보다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의 웅장함이 먼저 다가왔다.

여기저기 다 서울시 우수한옥으로 지정된

한옥들 뿐이다.

개인적인 느낌은 '타카질한 한옥' 수준은 아니었다.

너무 뜨거운 볕을 피해서 들린 북한산 제빵소.

와이프가 사진 찍는다고 해서 열심히 숨었는데,

등짝이 쪼끔 나왔네. 후후

솔직히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한옥보다도

세련된 디자인의 양옥주택들이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조성한 택지에는 

확실히 한옥단지보다 양옥주택이 더 잘어울렸다.

이쁜 집들을 감상해보자.

은평한옥마을은

한옥구역과 양옥구역으로 구분된 느낌이었다.

한옥-북한산-양옥 쓰리샷 찰칵찰칵.

보호수로 지정된 220살 느티나무.

영엄한 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서울시 한옥지원금을 받은 북촌한옥들은

천편일률적으로 회색빛 사고석으로 외벽을 꾸미는데,

자연석 담벼락을 보니 왠지 신선하게 느껴졌다.

뭐가 정상인지. 쩝.

반도의 흔한 땅보러 다니는 아저씨.

북한산 절경과 이를 바라보는 한옥 2층부.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도로.

요오이!

-후기 요약-

1) 멀다 멀다 멀다

2)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3) 타카질한 한옥수준은 절대 아니었다

4) 과거엔 흔하지 않았던 2층한옥의 표준화(?)를 제시했다
(달리 말하면 몰개성 2층한옥의 거대한 실험장)

5) 오히려 단지내 양옥 주택들이 매력적이었다

6) 북촌/서촌의 30평 내외 쪼꼬미 한옥만 보다가

100평 부지의 2층 한옥을 보니

역시 집은 크면 클수록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7) 동시에, 한옥에 수입목이 뭐 어때서? 

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8) 집은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이고 

집의 가장 중요한 존재목적은

내 가족들을 지켜주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따뜻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9) 그동안 한옥을 골동품으로서의 가치와

부동산적 관점에서만 매몰되어 평가한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10) 은평한옥마을, 땡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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