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주택 이사 프로젝트 #7(Feat. 입식 vs 좌식)


한옥은 좌식생활을 전제로 한 구조를 하고 있는데,
오늘날 우리는 서양식 입식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면 현대인이 한옥에 거주할려면
입식가구를 써야하나
아니면 좌식가구를 써야하나



과거(한옥)와 현재(입식생활)의
절충점이 필요해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신분들 중
블로거 '김종남'님과 '덕보'님이 계시다.

김종남님은 문화재수리전문가이시고,
덕보님은 서촌에 직접 한옥을 설계하고 
지어서 살고계신 분이다.

먼저 김종남님의 의견을 빌려보자면,

서양식 부엌인 싱크대가 보급되면서
입식과 좌식에 대한 고민을 
충분히 해보지도 못하고
쓰나미처럼 입식문화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사실 나도 한옥의 실내구조를 상상하면서,

"한옥은 좌식구조인데, 
그러면 싱크대는 어떻게하지?

식탁은?

싱크대와 식탁이 입식이면
연접한 거실도 입식(소파)으로 해야 
자연스러운게 아닐까?"

다른건 몰라도 
싱크대의 좌석버전 대안이 없으므로
결국 입식으로 타협하게 된다.

덕보님은 방마다 높이를 다르게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셨다.

훌륭하다!



다시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한국사람인 나는 과연 좌식이 더 편한가?"

진짜? 정말?



"한국인의 독특한 소파활용법.jpg"
라는 사진이다.
(사진의 연예인은.. 그냥 우연이다.)

한국인은 식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밥을 먹을때 소파에 기대어 바닥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조차도 소파에 앉아있다가도
식사를 하거나 간식을 먹을땐 바닥에 내려와
이렇게 소파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정말 재밌지 않은가.

...


우리가 월매나 좌식형 인간인지
알려주는 설문결과도 있다.

입식 식탁의자에서 
양반다리 혹은 한쪽다리만 올리고 식사하는 사람이 
무려 75%란다!
(당신의 무의식적인 습관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었다)

...

자 이쯤되면
"나에게 과연 소파가 필요한가?"
라고 자문하게 된다.

우선 소파가 없는 거실을 상상해보자



이러한 거실이 있다고 치자.

"아 빨리 앉아서 쉬고싶다", "정말 편해보인다"

라는 생각이 들까?

아니다.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생각이 든다.

참으로 요상하다.

분명 나는 밥먹을때 멀쩡한 식탁을 놔두고
바닥에 내려와서 밥먹고,
입식 식탁에 앉더라도 양반다리를 하는

"레알트루 좌식형 인간" 인데!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봐도,
설문결과를 봐도,
한국인은 뼛속까지 좌식형 인간이라는데!

왜 나는 좌식거실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인가!


..
..

나는 그 이유가 
입식, 좌식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인은 입식이든 좌식이든 
한가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서양인의 경우 입식외에  다른 자세를 배운적이 없지만,
한국인은 좌식과 입식을 혼용하는 생활습관 때문에

입식-->좌식-->입식-->좌식
으로 자세를 계속 고쳐가면서

신체에 대한 부담을 분산시키는 게 아닐까


양반다리는 골반과 무릎관절에
부담과 변형을 주는
신체에 해로운 자세로 익히 알려져있다.

즉,

어릴때부터 몸에 베인 양반다리 자세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면서도,

그 자세가 힘들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다시 입식으로 고쳐 앉는 방식이다.

서있으면 앉고싶고, 앉아있으면 눕고 싶다는데,
누워있으면 다시 서고 싶어지는 이치이다. 

인간이 이족보행을 한 이래에 가장 편한 자세는

"자세를 지속적으로 바꾸는 것" 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결론은 한옥에서도 소파는 필요하다.
(입식, 좌식 모든 갈증을 해결해주는 아이템이다)

다만 인테리어 측면에서,
(낮은 머름 등)
좌식에 더욱 적합한 실내구조인 한옥과
잘 조화될 수 있도록,

높이가 조금 낮은 소파를 선택하는게 좋겠다.

일본제품이라는 것이 조금 걸리긴하지만
이런 관점에서 MUJI의 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재질이나 색상 디자인면에서 한옥과 잘 어울린다.


무인양품의 낮은 소파와 리클라이너.

이정도면 한옥 거실의 훌륭한 대안이 아닐런지!
(자체 고민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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