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9] 소목수업 5주차 (적산가옥과 흑단 이야기)
(출처: 내 똥손으로 만들고 촬영)
지난주 일본여행으로 4주차 수업을 결석했는데,
여쭤보니 제비촉짜임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오늘은 지난주의 연장선에서 연귀촉짜임을 연습했다.
(출처: 인스타그램)
제비촉은 중간지점 접합부분에,
연귀촉은 모서리부분에 사용한다.
똥손인 나에겐 둘다 마냥 어렵다. ㅠㅠ
오늘은 어르신께서 수업내용 외에도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 1. 한국전통가구의 특성 -----------
제비촉, 연귀촉같은 짜임은 전세계에서
한국 전통가구에서만 보이는 특성이라고 한다.
중국가구에서 일부 보이긴하는데,
그렇게 흔하게 쓰이진 않았다고 한다.
일본에는 짜임은 커녕 가구문화가 거의 없다고 한다.
(일본의 전통가옥은 수납을 위해
주로 붙박이장 형태의 공간(?)을 활용한다.)
과거 어르신께서 일본의 기업으로부터
일본의 전통가구를 복원해주는 댓가로
보수 외에 집과 자동차 등의 지원을
제의받은 적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곤 일본의 가구는 어찌 생겼는지 보려고
여러 전통박물관을 투어했는데,
어르신 기준에선 당최 가구라고 할만한 것들이
보이지 않아서 결국 제의를 거절하셨다고 한다.
한국에만 있는 이 가구의 짜임 형식은
춥고 더운 사계절이 뚜렷하고,
특히 바닥으로부터 강한 열기가 올라오는
구들장 문화로 인해,
나무간의 강력한 결합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날 가장 정밀한 전자제품인 반도체를
만드는 우리네의 손재주도 이러한 전통 문화와
조상들의 환경에 대한 적응의 부산물이었다니,
이 세상엔 인과관계가 없는 현상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한번 들었다.
--------- 2. 흑단(에보니)과 일본 -----------
목재 건조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가장 비싼 가구재료는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선생님은 "흑단(에보니)"이라고 알려주셨다.
흑단? 뭔가 검은 나무인가?
(출처: 위키피디아)
흑단의 심재는 믿기 힘들게도
위사진에서 보이는것처럼 숯같은 흑색이다.
매우매우 높은 강성과 함께 뒤틀림도 거의 없으며,
건조과정도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다.
바이올린 같은 고급악기의 지판(finger board)에
더러 사용되기도 하지만,
현재는 거의 구하기 어려운 재료라고 한다.
가장 상급으로 치는
인도네시아산 흑단나무는 멸종위기로
보호수에 지정되어 더이상 채집이 불가능하며,
(에보니 밀렵하러 발리 가즈아)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것들 중
가장 고급 품종의 흑단은 일제가 과거 2차대전시절,
인도네시아에서 대거 수탈한 것들을
현재 그 후손들이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적산가옥을 해체하면 아주 간혹
인도네시아산 최고급 흑단 대들보가 나온다고한다.
선생님이 30년전쯤 서울 금호동의 적산가옥을
120만원에 구매하셨는데,
거기서 나온 흑단 대들보의 가치가 130만원이
넘었다고하니,
과거에도 현재도 희소한 재료이긴 마찬가지였나보다.
금호동 단독주택 1채 가치가 지금은 어느정도일까?
인터넷 중고거래장터를 보니
전통한옥 해체 후 나온
길이3미터 두께 50센치의 육송 대들보가
3백만원 정도에 거래가 되고 있었다.
비슷한 크기의 흑단 대들보는
대략 5천만원 이상 하지않을까 추측해본다.
꺅.
수업을 마치고 1층으로 내려와서
선생님이 본인의 전시작품들을 직접 설명해주셨다.
(이런 영광이..)
과정이 종료되면 어르신께
와이프를 위한 경대제작을 함 부탁드려볼까 한다.
한옥으로 이사가면 의미있는 오브제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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