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주택 인테리어 공사 #1(업체선정)
겁없었던 한옥 매수계약,
밤잠못이룬 아파트 매도과정,
의외로 까다로웠던 대출담보평가 등
굵직한 난관들을 힘겹게 이겨내고
마지막 관문인 '한옥 수리' 단계에 도달했다.
부동산관련 일들은 내가 리드해서 처리했다면,
한옥수리는 배우자께서 전담할 계획이다.
(부인님 감사합니다 저는 좀 쉴께요)
사실 지난 1년동안 한옥이사를 준비하면서
부동산만 돌아다닌게 아니었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는데,
그 중 하나가 한옥 홈스타일링과 수선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정말 무수히 많은
인테리어업체들이 있지만,
우리는 한옥 수리 경험이 있는 곳 위주로
꾸준히 모니터링하였고,
이미 마음속에 상황과 공간에 맞는
업체들을 리스트업 해놓은 상태였다.
이사갈 한옥은
당장 대수선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었고,
특히, 양옥과 한옥이 혼재되어 있어,
전통적인 한옥 수선에 비해
복잡한 우리의 요구사항을 공감해줄
커뮤니케이션능력이 높은 분이 필요했다.
우리의 위시리스트 맨 꼭대기에 계신 이분은,
티비와 책에서도 몇번 소개된 적이 있는
유명한 한옥 대수선 레퍼런스를 보유한
(무려) 건축사이시지만,
최근 인스타채널을
염탐한(?)결과 시공대상과 범위가
의외로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인스타DM으로
우리의 상황과 공사범위를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미팅날짜를 잡아주셨다.
(맙소사)
미팅장소도 서촌의 유명한 한옥카페.
회사에서 총망받는 PPT러인 배우자님께서
무려 Prezi로 브리핑자료를 준비하셨다.
10분가량 일찍 도착해서 소장님을 기다렸다.
왠지 모를 이 긴장감.
책과 인터넷에서만 뵈었던 분을
실제로 만난다니 뭔가 비현실적인 기분이었다.
잠시후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소장님은
건축사무실 상호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아우라를 가진 분이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와이프의 폭풍브리핑이 시작됬다.
나에게 건축사란
핑크빛 환상속에서 사는 클라이언트와
거친 현장전문가들 사이에서
노련한 대화스킬로 양쪽 스펙트럼을
자유롭게 오갈뿐만 아니라,
수천 수억짜리 프로젝트를 따내기위해
은연중에, 때론 노골적으로
자신의 레퍼런스를 뽐내는
극히 상업적이면서도 계산에 능한 류의 사람이었다.
근데 어찌된게 이 분은 부처님같은 얼굴로
참새같이 떠드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그저 끄덕끄덕하며 경청해주신다.
특히, 우리가 가진 생각과 예산을
존중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브리핑이 끝나고 큰 고민없이
흔쾌히 우리집을 맡아주기로 하셨다.
얏호!!
약 1시간 가량의 미팅(일방적인 해주세요 패키지)을
마치고 다음주 중으로 현장방문 일정을 잡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마침 북촌 현장에 가는길에
우리집 외관을 한번 봐주신다고 하셨다.
우리집 외관을 한번 봐주신다고 하셨다.
그러고보니
또 매도자와 세입자분께
부탁을 해야하네. 끄응.
제발 다른 변수가 없어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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