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홈스타일링 #1(마당가꾸기)


최근 우리집에 대한 놀라운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마당 바닥에 깔린 디딤석(혹은 판석) 사이를
수북히 메운 흙들이 사실 100% 흙이 아니라는 것!

공사를 끝나고 디딤석 사이를 조금 파보니
최상부는 톱밥(인테리어 목공흔적)이
그 아래로 숯돌가루, 담배꽁초가,
최하단부는 본래의(?) 흙들로 구성되어있는걸
알게되었다.

비가 오면 디딤석 사이로 배수가 잘되지않아
물이 충분히 흐를수 있도록
흙을 제거하고 굵은 자갈로 메워야겠다 생각했다.

와이프가 먼저
어제 이마트 청계천점에서 겟한 호미를 장착했다.
흐미.

본인이 틈을 파면 나는 흙을 옮겨담고(어디에?)
자갈들은 다시 채워놓으라한다.(네에?)



와이프가 빛의속도로 흙을 파내기 시작한다.

너무 빨리 파내서 무슨 두더지인줄.



그녀가 지나간 자리마다 초토화되기 시작한다.

헥헥. 그. 그만.


열일하는 나의 궁뎅이.

처음엔 스티로폼 상자에 흙을 담으려했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흙들이 쏟아져나왔다.

급히 재동초 사거리 마트로 달려가서
마대자루 3장과 석쇠 아이템을 구매했다.

넉넉하게 2장 쓰고 1장 남으면 다음에 써야지 룰루

는 무슨..

3자루가 거의 흙으로 가득찼다.

다행히 석쇠를 거름채로 활용하는 나의 기지로 인해
로동시간이 대폭 감소되었다.




베트남 1등 신부감 와이프의 작업속도를
도저히 쫒아갈수 없었다.

두더지머신에게 잠시
목장갑과 호미를 내려놓게하고
커피타임을 권유했다.


3시간 로동의 결과물.
공포의 3층 퇴적층을 제거하고 자갈로
채웠더니 마당히 한결 깔끔해보인다.

고압호스로 시원하게 청소한번.
쉬이이이익. 쉬이이이익.


우리집 마당은 볕이 좋아 금새 마른다.

남은 흙들은 폐기물처리할까하다
다음주 양재에서 플랜트박스 몇개 입양해서
옥상 올라가는 계단 주위에 들꽃들을
심기 위해 남겨놓기로 했다.

이게 홈스타일링인지 그냥 노가다인지
헷갈리지만 일단 기록으로 남겨둔다.

끄읕!




-----------오늘의 로동가----------

Khalid - Talk
Coldplay - Yellow
Coldplay - The Scientist
Adele - Make you feel my love
에픽하이 - 우산
H.E.R - Best Part
Abir - Tango
Rachael Yamagata - bebe your love
혁오 - LOVE YA!
Corinne bailey rae - Like a Star
첸 -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



댓글 4개:

  1. 안녕하세요 북촌 관심있게 보고 있는데 이미 지어진 2층 단독주택이 만약 지구단위계획때문에 1층 제한 걸린 곳이라면 리모델링도 못할까요? ㅜㅜ 이것때문에 망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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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축에 준하는 건축행위(증축, 개축 등)이 아닌 대수선이라면, 지구단위계획 이전에 정상적으로 건축물대장상에 존재하는 건물에 대해서는 지구단위계획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정확한 안내는 종로구 건축과에 여쭤보시면 상세하게 알려드릴겁니다(02-2148-2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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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올려주신 사진만 봐도 사모님과 고생하신게 느껴집니다만... 멋진 결과물에 뿌듯하시겠습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재동초등학교 사거리를 지도앱에서 쳐보니 정독도서관 부근이군요. 모교가 강남으로 이전하고 남은 교사와 터가 정독도서관 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사대문 안의 한옥 사시다니 너무나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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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번잡한 광화문 상업지역에서 겨우 몇백미터 벗어났을 뿐인데 시골 외할머니댁같은 목가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그런 동네에요. 이제 겨우 한달 남짓 살았지만 이사오길 참 잘했단 생각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블로그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블로그에 공개된 정보는 편하게 즐기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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