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주택 인테리어 공사 #14(가전, 인터넷, 경비업체, 도어락)
이번 선유재(해석: 함께 즐기는 대추나무 집) 공사는
내 인생 3번째 인테리어이다.
지난 두번의 아파트 인테리어와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각종 '전자기기 설치'라고 말하련다.
모바일 네트워크의 발달로 기존 전자기기들이
인터넷과 연결되어 진화하였고,
이제는 이 전자기기의 위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뒤,
비연결(?) 인테리어 요소(가구, 싱크 등)를
나중에 배치해야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가령, 겁이 많은 와이프를 위해 경비서비스를
신청하였는데
각종 CCTV, 적외선감지기, 센서의 위치와
각 기능들을 통제할 메인컨트롤러의 위치를
사전에 고려한뒤, 전기설비공사를 진행해야했다.
물론 공사가 다 끝난 뒤에도
설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깔끔하게 집수리를 하고 난뒤
원하는 않는 곳에 구멍을 숭숭
뚫어야하는 가슴아픈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차라리 내 몸에 구멍을 내라 흙흙ㅠㅠ)
가장 보안이 높은(=가장 비싼) grade를 선택하였는데,
수년전 ADT 캡스가 SKT에 인수되면서,
휴대폰요금과 결합할인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비록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아파트에 살땐 없었던 고정지출항목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따.
(인터넷, 휴대폰2대, 보안이 다 결합되어있다.
이제 SKT를 주인님이라고 불러야하나? 크흡)
가장 끔찍한 일은 세탁기+건조기 설치에서 발생하였다.
2달전쯤, LG전자에서 이직해온 직원에게 부탁하여
LG임직원몰에서 미리 구입해놓은
세탁기와 그 친구가 사랑채에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날벼락같은 안내를 받았다.
인왕산쪽 액자뷰를 포기하면서까지 세탁기수납장을
짜넣었는데,... 이제와서 설치가 안되면 어떡하나.. 하아
그렇게 한없이 낙담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던 우리부부에게
소장님이 전해오신 낭보.
설치일 포함 무려 3번이나 방문해서
1cm의 오차까지 잡으려고 고생하셨던
싱크업체 사장님께서 우리의 사정을 듣더니,
세탁기장을 철거해주실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ㄱ자로 싱크대를 연장시켜주신단다.
그것도 무료로!!
와아.
나는 절대 아닐텐데.. 와이프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소장님조차도 싱크업체 사장님의 전례없는 호의에
초큼 당황하신듯하다.
와이프가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보길레
뭘 어찌하긴 어찌해 고맙다고 넙죽 인사드려야쥬!!
라고 흥분하면서 메시지를 보냈다. 후후
선유재 공사를 시작한 후 이 많은 분들의
노고와 선의에 과연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비로 우리는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집에 살지만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라이프스타일도 20세기 초반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처럼 집 외부에서 연결선이 인입되는 경우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사를 할때
인터넷설치기사님과 전기설비사장님이 함께
작업을 하면 가장 배선이 깔끔하다.
나는 몇번의 시도끝에 두분의 스케쥴을
조율하지 못해 결국 선이 사진처럼 벽밖으로
노출되게 되었다.
물론 나중에 샤시 가장자리를 드릴로 뚫어서
저 빨간표시 자리로 옮기긴 했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요청해서 벽체안으로
이쁘게 쏙 숨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가 크다.
최근 출시된 삐까뻔적한 도어락들은
대부분 아파트 현관문 내부로 본체를
삽입하는 형태로서,
양개형 목문으로 되어는 한옥 대문의 경우는
이마저도 설치가 불가능하다.
그나마 지문인식률이 가장 좋다는
게x트맨 제품을 구매했는데,
이렇게 간단한 전자제품들은
셀프설치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왠지 찝찝한 기분이 들어
설치(현금 2만원)옵션을 선택한게 신의 한수였다.
이격이나 수평이 맞지 않아
문을 한번 잠그려면 몇번이나
시행착오를 거쳐야했던 이노무 대문이
설치기사느님의 금손을 통해
한방에 열고 닫히는 거의 자동문 수준의
문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 사랑합니다 기사님)
이번 공사 중 느낀 중요한 교훈,
"몇푼 아낄려고 셀프설치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자.
그것이 정신건강에도 좋고
설치 후 제품작동도 더 잘되더라."
<바보문(?)을 대상으로 열일중이신 설치기사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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