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4] 인스타에서 예쁜 한옥스테이 사진을 보고 감탄하고있는 나를 보며 든 생각?






한옥으로의 이사와 수선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업체선정'이었다. 요즘 선한공간연구소와 작업하게된건 전생에 나라를 구한 덕이라고 장난처럼 말하고 다니는데, 그건 내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농담조로 에둘러 말하길 좋아하는 습관 때문이다.

최근 구옥개조 유행으로 정말 정말 많은 인테리어 사례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고, 입이 쩌억 벌어질도록 세련된 케이스도 제법 보인다. 그중 건축주 꿈나무의 눈을 현혹하는 것은 대부분 상업용 공간이다. 상업용 공간은 상대적으로 과감한 디자인과 소재를(설령 그것이 사람에 해롭다는 견해가 있더라도) 시도해볼수 있는 반면, 주거용 공간은 인간이 살을 맞대어(심지어 비벼대기까지하며) 하루종일 먹고 자고 해야하니 제약사항과 고려할 점이 훨씬 많을 것이다.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상업용 구옥이라면 적당히(?) 거칠게 수리해서 공간을 비워놓은 뒤 디자이너 조명달고 고가구 하나만 턱 던져놔도 요즘트렌드에 부합하는 아름다운 공간이 되기도한다. 물론 주인의 센스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특히 요즘은 필수가전/가구의 범위가 늘어나고 있는데, 식기세척기, 건조기 등으로 고통스러운 실내 테트리스(?)를 마쳤더니 SNS나 잡지에서 봤던 곳들과 전혀 다른 답답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이쁘기까지 해야하니 주거용 구옥수리는 의뢰인, 수임인 모두에게 매우 리스키하고 챌린징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설상가상 비전문가인 건축주는 건축가에게 의존하기마련인데, 이때 건축가가 느낄 무게감은 음.. 상상조차 어렵다. 내가 선한공간연구소의 엄소장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한번에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경쟁사들처럼 훨씬 이쁜 레퍼런스를 훨씬 수월하게 만들수 있는 상업용인테리어를 마다하고, 힘들고 외로운 주거용 구옥수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분이기 때문이다. 쓰임(用)과 아름다움(美). 이 2가지 모두 만족시키는 구옥주택 건축가가 대한민국에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한옥스테이 사진을 보고 한옥주택을 지어달라는 건축주들을 설득해야하는 이 모진 현장을 누가 지키려고할까? 내 짧은 경험에 비추어보면 엄현정 소장님은 이 영역에서 몇 안되는 신념과 철학을 가진 전문가임이 확실하다. 부디..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만 얻을 수 있는 이 즐거움을 공감할수 있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엄비어천가 #내돈내산

댓글 1개:

  1. 부럽지만 저도 꼭 한옥에서 살게 될 날을 상상하며🌿💐 축하드립니다

    답글삭제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