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7] (39금 주의) 장례식장에서

 

2021년 마지막날을 사촌형의 빈소에서 맞았다. 황망한 소식만큼 일가친지들을 놀라게했던건 세상을 떠나기 두달전, 형이 고통스러운 투병중에 혼인신고를 했다는 여성분의 존재였다. 형은 어린조카들을 남겨두고 왜 그런 결정을 한걸까? 답례인사를 받는 조문객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그 어색함은 장례식장의 무거운 분위기에 금새 짓눌렸다. 불편한 침묵이 자꾸만 대화에 끼어들었다. 나의 애도는 낯선 여성의 애절한 흐느낌, 축문을 읽는 장례지도사의 기계적인 목소리, 그리고 아빠잃은 조카들의 해맑음과 뒤섞여 부유식물처럼 공기중을 떠다니는것 같았다.

#그곳에선고통없이편히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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