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8] 인스타그램 계정 키우는법 (feat. 알고리즘 정책의 변화)
인스타그램은 무엇인가? 비메신져형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페이스북(market share 75%), 트위터(7.5%), 인스타그램(5.3%)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long text+사진 형태의, 트위터는 short text 기반의 대체언론 역할을 하고 있는것 같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외형적으로 사진+short text 형태이나 사진의 비중이 매우 매우 높다. 인스타그램은 상대적으로 design/art 방향으로 포지셔닝을 하고 있으며 바이럴 마케팅이 수월하다보니 최근 리테일 프로모션에서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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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선 내가 주로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스타그램'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양하다. (상업계정 제외) 본인의 감성에 집중해서 누가 보거말건간에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기장형,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용자/지인과의 관계발전이 우선인 친목추구형, 자신의 취향과 컨텐츠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여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목적으로하는 인플루언서형이 있다. 각 개인의 다양한 활용법에도 불구하고 인스타그램은 기본적으로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이들에게 follower와 like 도구로 컨텐츠 경쟁을 유발시켜 양질의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려고 할것이다.
나 또한 지난 2년동안 '선유재 관리인'이라는 부캐 계정으로 한옥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훌륭한 분들을 많이 알게되었고 울림있는 소통을 나눴다. 개인적으로 디지털시대에 내 컨텐츠를 플랫폼 특성에 맞게 건전하고 흥미롭게 전달(delivery)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라고 늘 생각해왔다. 계정의 engagement(팔로워, 좋아요 등)가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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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뭔 대단한 인플루언서도 아니고 그냥 작은 부캐계정 하나 운영하고 있지만, 그래도 2년동안 계정을 키우려고 노력하며 느낀점(=노하우 라고 부르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라고 읽는다)을 공유하고자 한다.
1) STP: 뭐 복잡한 영어해석은 각설하고 요악하자면 "플랫폼 내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 중(segmentation) 어떤 사람들에게(targeting) 어떤 이미지를(positioning) 각인시키고 싶은지"에 대한 결정이다. 가령 선유재 관리인이 "한옥 거주와 같은 목가적인 주거환경을 소원하지만 현실적인 이유(자녀 학업 등)로 로망으로만 남겨두는 사람들"에게 "평범한 맞벌이 부부가 북촌 한옥에 살면서 느끼는 건전하고 검소한 감흥"을 전달하는 것을 예로 들수 있겠다. 이해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썼지만 마케팅 이론에서는 "짧고 간결한 메시지"를 강조한다.
2) 동어반복: 인스타는 사진 비중이 매우 높은 컨텐츠 플랫폼이다.(주의: 그 기조가 최근 바뀌는 중, 뒤에서 설명) 인스타에서 사진은 마치 글의 제목과 같은 역할을 하며, 범람하는 컨텐츠 시장에서 사용자들의 주의를 끌어내어 본문까지 도달하는 중요한 동기를 포함해야한다. 사진들을 자꾸 올리다보면 특정 사진의 좋아요수가 이상하게 많은 경우가 있다. 대부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우연히 발생하는데 이렇게 소구가 강력한 대표 이미지를 하나 선택하고(대표주제) 이미지 내에 음식, 음악, OOTD 등(부주제)만 변화시켜 반복 포스팅하면 engagement가 쉽게 올라가는것 같다. 전문가들은 1일 1피드, 최소한 3일 2피드가 중요하다 "카더라". "연예인이 아닌 이상에야 사람들은 당신의 삶의 모든 면면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3) 해시태그: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 해시태그는 곧 인스타그램이다. 그만큼 해시태그의 의미는 지대하다. 1번에서 언급한 positioning에 맞게 본인 채널의 핵심 인기키워드를 선별하자. 예전엔 댓글에 태그보따리를 은밀하게(?) 숨겨놓은 경우가 많았는데 체감적으로 본문에 넣는게 더 유효한 것 같다.
4) 탐색탭 노출: 이렇게 타겟을 정하고 강력한 하나의 이미지를 동어반복 하다보면 간혹 2)에서 언급한 탐색탭에 내 컨텐츠가 노출되어 피드 평균보다 높은 좋아요 수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철저히 블랙박스라 세부적인 원인은 알려주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든 해당 사진이 고품질 컨텐츠로 분류되어 관계도가 높은 순서대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 것이다. 아주 낮은 비율이지만 프로필 조회를 거쳐 follow로 이어지는 해피한 상황이라 할수 있겠다.
5) 프로패셔널계정으로 전환: 나도 최근에 알게된 것인데, 설정에서 프로패셔널계정으로 변경하면 '인사이트'라는 통계정보를 제공한다. 계정별/피드별 정보를 제공하며 말그대로 통찰력을 주는 중요한 정보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계정을 적극적으로 키우고싶은 사람은 필수적으로 변경해야한다. 무료이며 전환만으로 계정에 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좋은 컨텐츠(경험/정보/유머/외모 등)를 확보했다는 전제로, 상기 5개 스킬을 잘 활용하면 개인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피드는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도 되었다. 적어도 올해 5월전까지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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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내용이 중요한데 최근 인스타그램은 공식적으로 알고리즘 정책을 변경했다. 인스타그램은 예전부터 유해컨텐츠 노출, 청소년 중독성 등 윤리적인 이슈가 제기되었는데, 코시국 이후 문제가 심각해졌다. 등교를 하지않는 청소년들이 인스타그램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알고리즘에 자존감 상실하거나 박탈감을 느낀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특히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인지하고도 은폐했다는 내부고발은 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을 한 탓인지 어떻게 보면 가장 핵심자산인 알고리즘의 변경을 선언했고 중요한 변경사항은 아래와 같다
1)관계형 알고리즘 제거: 기존에는 관계도가 높은 계정에 우선적으로 컨텐츠를 노출시켰다면, 올해 5월부터는 공평하게(?) 시간순으로 홈탭에 노출시킨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내가 A,B의 계정을 구독하고 있는데, A는 나와 관련이 높은 치킨뜯는사진(?)을 09시에 올리고 B는 나와 관련이 낮은 스테이크써는사진(?)을 08시에 올렸다고 가정해보자. 과거에는 A의 사진을 나에게 우선적으로 보여줬다면 바뀐 알고리즘은 스테이크써는사진을 먼저 보여주는 식이다. 이것은 많은 사용자들이 이미 체감하고 있는 큰 변화인데, 구독하고 있는 피드간의 컨텐츠경쟁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스타그램 공식선언과는 다르게 내느낌으론 아직 이 기능이 일부 작동하는것 같다)
2)릴스 활성화: 인스타그램은 오래전부터 tiktok의 성장을 경계했다. 대륙에서 만든 15초짜리 short video 플랫폼이 정말 소셜미디어 시장을 집어삼키는 듯했다. 다들 알다시피 인스타는 tiktok에 대한 대응으로 '릴스(reels)'라는 유사품을 공개한 바 있다. 탐색탭에 이어 홈탭에 릴스가 노출되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그 비중마저 늘어나고 있다. "Instagram is dead for photographer"라는 우려가 나올정도로 인스타그램은 short video 플랫폼을 강력하게 드라이브걸고 있다.
1)과 2)의 이유로 기존 사진컨텐츠 위주의 피드들이 최근 평균 30% 정도의 engagement 감소를 겪었다고 카더라. 이젠 고상하게 사진만 포스팅해서는 바뀐 알고리즘으로부터 저품질 계정으로 분류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릴스같은 short video는 그 본질이 휘발성 컨텐츠, 좀 과장해서 말하면 아토피같은 디지털 자극이라고 생각해왔다. '사진'이라는 찰나의 이미지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력을 자극하고 일상에서의 사유의 순간으로 이끄는 것과 대비된다. 선유재 관리인의 피드에 "긁는 순간에만 시원했다가 곧 다시 가려워지는" 컨텐츠를 올리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직한 일이다. 그렇다고 인스타그램의 기조를 거슬러서 계정을 키우는 소소한 재미를 놓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요즘은 내 피드에 어울릴만한 릴스 컨텐츠는 무엇일까 고민 중이다. 릴스라는 자극적인 그릇안에 선유재 관리인의 이야기를 건전하고 고요한 정서로 담아낼수 있을까?
이러한 고민은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것인가?" 아니면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할것인가?" 라는 근원적인 문제로 회귀한다.
결론: 릴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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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누가 보건말건간에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기장형"에서...뜨끔한데요 ㅋㅋ..
답글삭제일반개인의 인스타 활용법에 정답이 있을리가요 제가 재미삼아 좀 무리하게 분류한거라 괘념치 않으셔도 됩니다 흐흐
삭제괘념은요 ㅎㅎ..요즘 블로그 글 정말 감탄하며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확실히 여기가 본진이신것 같은.... :)
삭제의식의 흐름대로 갈겨쓰는 엉망진창와장창 글임에도 재밌게 봐주신다니 보람을 느낍니다 :)
삭제인스타에 대한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알고 하는것과 모르고 무작정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는데 인스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답글삭제내가 하고 싶은 말과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 사이에 고민중인 요즘...결국 선택의 문제겠군요! 갈겨쓴 좋은 글 감사합니다. 릴스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해야겠네요. 계정도 키우면서요 ㅎㅎ 그런데 제 계정은 릴스를 올리면 조회수가 급감해서 계속 사진만 올리게 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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